Airbnb 파티 문제로 고객센터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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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가 해외에서 겪은 일이니 한국의 현실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감안하여 봐주세요.

 

아주 즐거운 연말 파티 (그들한테만) 

제가 사는 아파트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작년 12월 말에 Airbnb를 운영하고 있는 집에서 열몇명이 모이는 큰 파티가 있었습니다. 제가 그 집 3층 아래에 살고 있었지만 거기서도 충분히 들릴 정도로 음악을 아주 크게 틀었는데요. 그 집을 직접 찾아가보니 술병과 치킨 같은 음식이 그 집 주변에 굴러다니고 있었습니다. 그 집 바로 옆에 있는 비상계단에까지 오줌을 쌌더군요. 

 

저는 뭔가 크게 잘못 되었다는 걸 느꼈고 아파트 관리자한테 연락을 하니 2시간 후에 도착하더군요. 2시간이라니... 여기서는 나름 빠른 편이니 그냥 넘어갑시다. 아파트 관리자가 그 집 문을 5분간 두드리니 겨우 밖으로 나오더군요. 온몸에 문신한 파티 주최자가 "음악 틀었는데 옆집에서는 아무 말도 안하던데? 문제있냐"는 식으로 변명을 합니다. 이후 10분 정도 말다툼이 있었지만 어쨌든 관리자는 연말 파티를 끝나게 만들었습니다. 그들한테는 우리가 꼰대 부모님처럼 보였을지 아니면 선량한 이웃주민으로 보였을지는 아직도 궁금하네요.

 

리스트 찾기

저는 집에 돌아와서 돌아오는 길에서 아파트 관리자가 저한테 슬픈 얼굴로 했던 말이 문득 생각났습니다. 

 

"그 집을 관리하는 매니저가 집주인 대행에서 Airbnb를 운영하는데 예전에도 이런 트러블이 많았다. 심지어 내 연락도 다 씹는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파티는 종종 있을거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현실을 마주해라"

 

그래서 저는 어쩌면 그 집주인보다 Airbnb한테 직접 컴플레인을 넣는 게 좋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컴플레인을 넣기 위해서 웹사이트에 들어가보니 일단 Airbnb에서 그 집의 리스트를 제가 직접 찾아야했습니다. 

 

담당자 H

하지만 저는 그 리스트를 찾는게 너무 귀찮았습니다. 이미 주소는 아니까 그걸로 컴플레인을 넣었더니 H라고 불리는 담당자 자신도 못 찾겠다고 합니다. 여기서 고객센터가 좀 이상하다는 걸 느꼈어야했는데 이미 늦었죠.

 

유학생들이 코로나 때문에 돌아오지 않아 요즘 빈집이 많습니다. 집주인은 그런 집을 Airbnb로 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 집을 찾는데만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겨우겨우 찾아서 답장 보내니 그때는 이미 늦었... 그게 아니라  제 이메일을 그냥 씹더군요. 예전 여친한테 새벽에 "자니?"라고 문자보낸 후 답장이 없을 때보다도 더 굴욕이었습니다. 저는 하루아침에 Airbnb한테 까인 남자가 되었습니다.

 

담당자 K

다시 웹사이트를 통해 염병할 그 리스트 링크를 정확하게 넣고 컴플레인을 넣었습니다. 이번에는 H말고 K라는 당담자였습니다. 3일 정도 지나니 이런 식으로 답장이 왔습니다. 

 

"사고에 대해 알려줘서 고맙습니다. 당신의 케이스(컴플레인)를 리뷰했고 호스트와도 연락이 끝났습니다."

 

"프라이버시 문제 때문에 자세한 부분을 공유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이제 문제가 끝났으니 케이스를 끝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네 이게 끝입니다. 형식적인 끝맺음과 함께 이렇게 끝났습니다. 영상 증거까지 포함해서 다시 답장을 보냈지만 이미 내부 정책으로 끝냈으니 다른 문제 있으면 다시 케이스 열라고하네요.

 

결론적으로 저는 호스트한테서 어떠한 사과조차 받지도 못하고 자세한 결과를 전혀 알지도 못했습니다. 저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이런 컴플레인을 넣은걸까요? 

 

물론 그 호스트가 제가 모르는 경고나 패널티를 받고 끝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실 조차 프라이버시를 핑계 삼아 저한테 알려주지 않는 Airbnb는 도대체가... 고객 만족이 아니라 호스트 만족이 중요한가 봅니다.

 

성공적인 IPO (그들한테만)

Airbnb는 최근 IPO를 하였습니다. 상장 첫날 시총이 100조원을 돌파하였다고 합니다. Airbnb 경영진들은 돈파티로 즐겁겠지만 그 이면에는 커뮤니티를 존중하지 않는 이기적인 사업 때문에 이웃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클리앙에서 쓰는 부정적인 고객센터 리뷰는 그들한테는 발 밑에 기어다니는 개미 한 마리보다도 더 작은 존재겠지만 저는 여러분의 이웃주민으로 커뮤니티를 위해서 씁니다.

 

Airbnb도 말로는 커뮤니티를 존중한다하는데 이젠 그 말을 믿고 컴플레인을 넣는 사람들은 사과라도 받으면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받았던건 존중이 아니라 무시였으니까요.

 

예전엔 Airbnb를 통해 나쁘지 않은 경험을 해보았고 공유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믿었지만 이젠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확신하는 건 돈만 벌면 된다는 마인드로 장사하는 Airbnb는 현재 지속 가능한 사업을 하는 게 아닙니다.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이 많아질수록 고객은 적어질테고 이웃주민을 무시하는 호스트는 많아질테니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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