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 주식 투자앱, 어플 Stash 사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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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주식을 시작한 게 2017년 정도 였던 것 같습니다. 기존에는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 주식을, 자사주 형식으로 저렴하게 구입하여 그냥 쌓아두는, 그 정도의 주식투자밖에 안하던 제가 회사 주식을 일부 처분하고 etrade라는 앱을 통해서 첫 주식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제 제산이 자기가 다니는 회사 주식에 몰빵되어있다고 생각하면.. 좀 무섭잖아요..? 물론 제가 입사할때 50불 언저리였던 회사 주식이 지금은 200불이 넘어서 꾸준히 회사 주식을 사 모은 것 만으로도 꽤 이득을 보긴 했습니다만, 당시 300불 정도였던 아마존이 지금 3천불이 넘는 걸 생각 해보면.. (....)

 

 여하튼 그때 샀던 주식이 아마존,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넷플릭스, 어도비, 페이스북이었던 것 같은데.. 제가 테크쪽에서 일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다 보니 그냥 제가 잘 알고 앞으로도 유망할 것 같은 회사들 주식을 그냥 아무생각없이 찍기(....)로 구매를 했습니다. 몇주씩 살까 그냥 대충 20주 30주 10주 뭐 이런식으로 찍어서 샀어요. 정말 투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때라.. 이때가 첫 주식 투자였고, 이때 산 주식들은 페이스북만 제외하고 모두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개인적인 판단하에 앞으로 오를 여지가 많지 않을 것 같다고 판단해서 약간의 이익만 보고 모두 처분해버렸죠. 그리고 저때 산 주식들은 지금 모두 두세배가 뛰는 주식 초보로서는 꽤나 하기 힘든 경험을 합니다. 사실 요 몇년간 미국 테크 주식을 사신 분들은 떨어질래야 떨어질수가 없는 상황이기도 했죠.

 

 그 이후로는 로빈후드라는 앱을 깔고, 로빈후드에서 대부분의 주식 거래를 하게 됩니다. 로빈후드의 경우 처음 나왔을때 사고 팔때 수수료가 전혀 없는, 엄청난 이점을 가지고 혜성처럼 등장해서 주변 모든 사람들이 로빈후드로 주식거래를 시작했었었어요. 핸드폰으로 정말 간단하게 주식을 사고 팔수 있어서, 초보들도 쉽게 주식거래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죠.

 

  근데 제 주식 구매 스타일 자체가.. 일단 현금을 로빈후드로 옮겨놓은 후에 한꺼번에 사는게 아니라 생각 날때 이따금씩 한두주씩 구입을 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리고는 그냥 몇년 묻어두죠. 어떤때는 매주 구입할때도 있고, 어떤 때는 몇십주씩 대량으로 살때도 있고.. 그리고 대부분은 팔지 않고 들고 있습니다. 약간 저금? 한다는 느낌으로.. 현금으로 들고 있으면.. 전자제품 사는데 모조리 써버릴 거 같은데 어쨌든 목돈을 만드는 좋은 방법중에 하나긴 한 것 같습니다. 

 

 어찌되었거나 로빈후드와 이트레이드로 현재도 대부분의 주식 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인터넷에서 글을 하나 보게 됩니다. 20대부터 한달에 500불씩 돈을 아끼고 주식시장에 (예를 들면 S&P 500 인덱스 펀드 같은 곳) 투자를 한다면, 은퇴할때 즈음엔 복리의 마법으로 300만 달러의 돈이 생기게 된다고요. 물론 저는 자사주 구입외에 연금계좌인 401K에도 돈을 붓고 있긴 합니다만, 401K의 경우는 제가 원하는 데에 투자를 할수가 없습니다. 투자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이 제한되어 있었거든요. 근데 어쨌거나 매달 500불씩, 1년에 6천불을 저축해서 몇백만달러를 만든다는 그 아이디어 자체가 저를 매료시켰고, 한동안 생각만하고 있다가 우연히 Stash라는 앱을 보게 됩니다.

 

 Stash 는 당시에 대단히 획기적인 앱이었어요. 일단, 주식을 5불 단위로(!!) 구매가 가능했습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의 주식은 아마 3천불에 육박하는데, 그 중에서 아마존의 주식을 5불어치만 구입하는 게 가능했습니다. 지금은 로빈후드를 포함한 다른 많은 트레이딩 앱에서 지원하는 기능이긴 합니다만, 당시에는 Stash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었었던 기능이었습니다. 그리고, 앱 자체가 장기적인 투자를 위해서 만들어진 앱이었어요. Auto Stash라는 기능이 있는데 매주, 혹은 매달, 혹은 2주에 한번씩 이런 식으로 주식을 정기적으로 구입해주는 기능이었습니다. 그냥 셋팅만 해두면 정해진 날짜에 알아서 제 계좌에서 돈을 빼가서 주식을 구입해 줍니다. 엄청 편리하죠..?

 

 처음 1년간은 그냥 정찰보낸다는 기분으로 이거저거 5불씩 마구 구입했습니다. 의료 부분 ETF도 구입해보고 항공 ETF도 사보고, 해외 주식 ETF도 사보고 여하튼 여러분야의 ETF를 이때 다 사본 것 같네요. 처음에는 매주 20불 정도씩? 이거저거 번갈아 가며 구입해봤습니다. 사실 워낙 테크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서, 이때 여러가지 섹터에 대해서 많이 공부하게 된 것 같아요. 약간 모의 투자 해보는 느낌이었달까요. Stash의 장점은 주식 이름을 모두 풀어서 설명해준다는 겁니다. 예를들어 미국 테크 관련 ETF의 경우 American innovators (미국의 발명가들) 이란 이름으로, 헬쓰 케어 관련 ETF의 경우 Doctor, Doctor!라는 이름으로. 처음 주식을 접해보는 사람이라도 그 ETF가 어떤 것인지 제목만 보고도 바로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 놨거든요. 맨날 로빈후드에서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주식만 사던 저에게 좀 다양하게 투자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줬달까요.

 

 여하튼 그런식으로 매주 20불씩 투자를 하다가 30불로 늘리고, 작년말까지 매주 60불씩 주식을 구매하는 것으로 조금씩 늘려나갔습니다. 한 1년 정도 마구잡이로 투자를 하다보니.. 대충 어떤 식으로 투자를 해야하는지 감이 서기 시작하더군요. 사실 소액으로 매주 꾸준히 이것저것 사다보면 경제와 금융에 대해 꽤 많은 것을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됩니다. 배당이라는 것도 이때 제대로 알게 되는데요.

 

 아 참고로, 이 앱의 이용료는 한달에 1불입니다. 1년에 12불인데 로빈후드 같이 모든 거래가 공짜인 앱과 비교해보면, 적지 않은 돈이긴 한데.. 주식을 모으다보면 자연스레 배당금이란게 나오게 됩니다. 워낙 소액이라 (1주일에 20~30불씩 사봐야 티끌모아 티끌.... 이긴 하더라고요) 배당금도 정말 몇불씩 찔끔찔금 나오는데, 그래도 그게 앱 사용료 정도는 메꿔줄 정도는 되더군요. 그래서 그냥 배당금으로 앱 사용료 내고 남으면 또 그걸로 소소하게 주식 사고. 주식 투자가 재밌어지는 순간입니다. -0-

 

 그러다가 올해 코로나가 터집니다. 주식시장이 폭락합니다. 코로나가 터지기 전까지 제 Stash계좌는 20% 정도의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 수익률이 -5%까지 떨어집니다. 저는 왠지 기회라고 생각하고, 예전부터 생각했었던, 매달 500불씩 주식을 사서, 은퇴할때 3백만불을 만들어 보자, (물론 전 이제 더 이상 20대가 아니어서 3백만불까진 무리일지 모릅니다.) 라는 실험을 시작해 보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그래서 올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매주 구입하는 주식을 120불로 늘리고, 포트폴리오를 꽤 공격적으로 짭니다. 지난 몇년간 5불씩 괴상한 주식들을 사 모으며 경험했던 걸 바탕으로.. 아니 포트폴리오라고 하기까진 좀 민망하고 그냥 제가 산 주식들을 나열하면... 대충 이렇습니다.

다양하게 산다고 했는데.. 지금보니 거의 테크 주식 위주네요. (....) 이래선 로빈후드 계좌와 차별점이 없긴 합니다만. (아 기존엔 NVIDIA대신 미국 국채를 10불씩 샀었습니다만 갑자기 엔비디아 주식이 사 모으고 싶어서 국채를 포기하고 엔비디아로 바꿨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Stash라는 앱 자체가 엄청 깔끔하고 직관적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주식투자의 그 딱딱한 이미지를 벗어나서 좀 재미있게 주식을 사도록 유도 해준달까요.

 

 그리고... 수익 인증을 하자면...

 대충 수익률 상위 주식들인데, 제대로 구입하기 시작한게 올해 초부터라 절대적인 액수 자체가 많진 않지만, 올해의 경우 장 자체가 너무 좋아서 어쨌거나 수익이 나고 있긴 한 상황입니다.

 

 물론 Stash에도 단점은 많습니다. 일단, 원하는 때에 주식 구입을 하는 게 불가능 합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저 같은 경우는 매주 금요일에 주식을 사라고 셋팅을 해 두었는데, 주식이 얼마에 구입되었는지는 주식 시장이 닫히고 나서야 알 수 있습니다. 얼마에 사지는지는 아무도 예측을 못한다는 거에요. 요즘 같이 하루에 주식이 3~4%씩 마구 움직이는 상황에서 이건 좀 치명적인 약점이긴 한데.. 이럴 때 저는 존리의 말을 떠올립니다. 아니 어차피 10년뒤에 400불 될 건데 30불에 사지건 32불에 사지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아 맞는 말입니다. 어차피 Stash의 목적은 그냥 매주(혹은 매달) 주식을 기계적으로 사는데 있지, 5%씩 단타로 먹는데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게다가 서서히 투자한 돈이 누적되기 시작하면서  전체 수익률에 있어서 매주 120불의 주식이 끼치는 영향이 점점 줄어들더군요. 무슨 말인가 하면, 투자한 돈이 1000불밖에 없다면 매주 120불이 무슨 가격에 사지는 지가 전체 수익률에 꽤 영향을 미치겠지만.. 투자한돈이 10000불이라면 120불에서 2~3불 차이가 난들 대세에는 큰 영향이 없더라는 그런 말이죠.

 

 그리고 Stash의 경우 매주 어떤 주식을 살지 정말 앱 내에서 너무 쉽게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코스 수정하는 것도 쉽습니다. 가령 페이스북 주식을 사다가 아 이건 좀 아닌 거 같아, 대신 바이오 섹터 ETF가 사고 싶어, 하면 그냥 그 주부터 페이스북 주식 사는 걸 관두고 바이오 섹터 ETF를 사기 시작하면 됩니다.

 

 단지, 적립식 주식 투자는 좀 지겹습니다. 특히나 요즘 같은 장에서는 테슬라가 막 두배 세배씩 뛰는 걸 보고 있노라면, 신나게 사고 팔고 하는 투자는 Stash 를 통해서 하기는 좀 힘듭니다. 그렇기에 주 거래 주식 앱을 따로 두고, 적금 대신 넣는다고 생각하고 그냥 꾸준히 주식을 사는 용도로 써야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최소 10년간은 이 매주 120불 (현재는 130불씩 넣고있습니다) 씩 주식 구입하는걸 해볼 생각이고, 매년 넣는 액수를 조금씩 늘려볼 예정입니다. 이 실험이 쪽박이 될지 대박이 될지는 앞으로 미국 주식시장의 향방에 달려있긴 하겠습니다만.. (....) 시간은 제 편일거라고 믿어보려고요. 그러기에 Stash는 꽤 좋은 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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