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회화 영어듣기 향상, 알파고가 시발점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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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한민국에서 평범하게  초중고 영어교육을 받았으며, 별다르게 영어를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았습니다.

특히 영어를 한국어로 바꾸어 이해하는 것에 익숙했기 때문에, 리스닝에서 들리는 단어 몇단어를 가지고 객관식을 고르고, 리딩에서 역시 아는 단어를 한국어로 바꾸어 뜻을 조합하면서 문제를 풀었습니다.

 

당연히 영어시험은 항상 저에게 시간이 부족하였고,  아무리 공부를 해도 영어 리스닝은 미지의 영역이였습니다.  들리는 단어를 한국어로 떠올리는 동안에 리스닝이 다 지나가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성인이 된 저는, 아이러니하게도 6년간 영어단어장 관련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를 운영하게 됩니다. 

단어 암기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아실법한 라이트너 학습법,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 등의 개념을 통해 앱을 만들었었고, 해당 개념으로 특허를 받아 이를 구현한 앱으로 앱스토어 1등을 여러차례 하기도 하였습니다. ( 모두 블로거 여러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

 

하지만, 아무리 단어를 열심히 외워도, 문법을 공부해도,  좋다는 영어 강의를 들어도 영어가 편해지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한국어 간섭이 심했지만,

저는 그래도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내가 단어와 문법이 이렇게 아직 부족하구나. 단어와 문법이 체화될 정도로 영어를 반복해야, 영어가 편해지기 시작할거야. 나는 아직 멀었어.'

 

2018년 겨울 무렵이였을 바로 그때, 저는 신문에서 '알파고 제로'가 나왔다는 기사를 보게 됩니다.

알파고 제로는, 기존 알파고가 기보를 학습했던 것과는 다르게, 아무런 학습 데이터가 없는 상태에서 '자가발전'을 하는 AI였습니다.

 

개발에 관심이 많던 저는, 이 알파고에 대한 궁금증이 너무나도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국내에는 제가 원하는 정도의 자료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알파고 제로에 대해 원어민들이 이야기하는 글들을 읽게 됩니다.

처음엔 영문 기사를 뜨문뜨문 한 두개 해석하면서 읽다가, 이후에는 medium이라는 서비스에 관련 자료들이 많아 해당 서비스에 정착하여 원어민들이 작성한 양질의 글들을 집중적으로 접하게 되었습니다.

(https://medium.com/)

 

사실상 시험을 위한 영어지문을 제외하고는, 순수하게 저의 관심을 바탕으로, 자발적으로 원어민들의 영어를 접하게 된 것은 이때가 사실상 처음이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원어민들이 쓰는 영어를 접하면서 저는 큰 절망감에 빠지게 됩니다.

 

원어민들은 수능이나, 토익이나 기타 시험들에 나오는 영어와는 다르게 아주 평이한 단어들을 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기초적인 문장조차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매 문장마다, 저는 이미 제가 알고있다고 생각했던 단어들을 하나하나 모두 찾아보아야 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뜻으로는 문장이 해석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시 영어 단어 암기로 돌아가야하나.. 라고 고민을 했지만, 이미 저는 8년동안 정말 열심히 단어를 외워왔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영어 단어 암기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학창시절까지 합하여, 총 20년의 단어암기, 문법공부가  원어민이 사용하는 영어를 접하면서 무너지게 되었습니다. 너무나도 가슴이 아파 눈물이 흘렀습니다. 나는 그간 무얼하고 있었던 거지...

 

그때의 경험이후로, 저는 사실상 분노상태로 영어를 읽어나갔던 것 같습니다.

 

매일 출퇴근을 하는 버스안에서, 왕복 1시간 정도, 그리고 화장실이나 짬날 때, 그리고 업무 시간 중에도 집중적으로 알파고, 알파고 제로, 딥러닝에 대한 글을 찾아보았습니다.

 

하지만 글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시간이 너무 오래걸렸습니다. 마음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숨통을 트고자, 역시 medium에서 제가 좋아하는 자기 계발 관련 글들을 집중적으로 읽어나가게 됩니다.

적어도, 알파고 관련 글들 보다는 나았지만, 역시나 기초적인 단어들 조차 찾아보아야 했던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학창시절, 그리고 제가 그간 영어 단어 서비스를 만들어오면서 쏟아부은 영어공부에 대한 분노로 인해,

저는 제 앞에 놓인 아주 쉬운 단어들 조차 모르겠는 부분은 철저하게 사전을 찾아보았고, 문법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 역시 사전과 검색으로 해결하며 계속 글을 읽어나갔습니다.

 

약 2달이 그렇게 흘렀습니다.

 

저는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평소와 같이 출근시간에 추위에 벌벌 떨며 시린 손을 붙잡고 버스를 기다리며 미디엄을 통해 자기 계발 글을 읽고 있었는데, 갑자기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 한글 해석 없이 그냥 영어가 꽤 많이 읽히네?'

 

물론, 이때에도 계속해서 사전을 찾고, 문법을 찾고 하는 과정은 여전했습니다.

 

그런데, 확실히 자주 접하는 구조나 단어들이 많아지다보니, 이러한 문장들에 대해선 한글 해석이 없이 단어와 단어 묶음들의 의미가 한글 해석 없이 들어오는 것들이 꽤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내 사무실에 도착한 저는, 더 충격적인 경험을 하게 됩니다.

 

 

 

 

 

영어가 들리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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