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우쿨렐레 Populele 사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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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악기 하나 배우자. 연초에 시작해 볼 만한 도전입니다. 코로나 시국이 아니었다면 여성 비율이 그렇게 높다는 우쿨렐레 학원을 다녔을 겁니다. 그러나 방구석에서 띵땡똥띵 우쿨렐레 소리를 듣고 있는 것도 매우 괜찮습니다. 우쿨렐레 특유의 경쾌한 화음은 기분을 유쾌하게 만들어 줍니다. 소리가 까불까불 방정맞죠. 인터넷에서 나라와 민족, 더 나아가 인류를 걱정하는 여러 심각한 이야기들을 읽다가, 책상 한 구석에 세워 둔 우쿨렐레를 똥가똥가 거리다 보면 별세계로 순간 이동한 기분입니다.

 

과연 이 스마트 우쿨렐레의 블루투스 연결이 악기를 배우는데 도움이 되느냐. 어차피 한 곡에 들어가는 코드가 뻔하니 그냥 다 외울 수도 있죠. 한 오 년 전 기타 스미스라는 앱으로 전자 기타를 배워볼 깜찍한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결론은 대실패. 이런 악기  앱들은 어느 순간 난이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서 도저히 따라가지 못할 상황이 금방 와 버립니다. 이번에도 딱히 실용성이 없을 거라는 기대는 없었습니다. 우쿨렐레를 강의하는 선생님들이 유튜브에 가득하고, 교재도 여기저기 넘쳐나니 반드시 이런 제품일 필요는 없겠지요. 그냥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우쿨렐레를 사서 유튜브 강좌를 보면서 배워도 괜찮을 겁니다.

허나, 파퓰렐레 앱이 꽤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기타 히어로를 해 보신 분이라면 아실텐데, 혼자서 띵땡똥가 하는데 묘하게 합주하는 기분이 나는 것입니다. 코드를 보여주는 기능은 제쳐두고, 반주가 때 맞춰 흘러나오니 좋습니다. 처음에는 지루했지만 삼일차부터는 꽤 재미있었습니다. 입력을 인식하고 피드백 보내는 기본적인 기능이 그럴싸하게 작동합니다. 그리고 저가형 우쿨렐레는 피치가 많이 틀어진다고 하는데요. 피치를 계속해서 확인해주니 나쁠 것이 없겠지요. 피드백이 있으니 제법 재미있는 음악 게임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제 생각에는 초등학생 정도면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정도가 아니라, 저보다 훨씬 잘할 것 같은데요.

 

파퓰렐레 기기를 사면 앱에서 VIP 멤버십을 줍니다. 멤버십이 있으면 송 라이브러리에 있는 100곡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난이도 이지, 노멀, 하드로 구분되어 있는데요. 이 노래들이 꽤 괜찮은 조합입니다. Someone like you. Sunday moring. I'm yours. 이런 대중적인 곡이 쉬운 곡으로 준비되어 있죠. 노멀 난이도에서는 Here comes the sun, Lucky, Sugar, Creep, Over the rainbow. 이런 곡이 들어 있습니다. 동요만 있을 것 같았는데 구성이 나쁜 편은 아니죠?

재작년에 일흔을 넘긴 어머니와 카톡을 하다 깜짝 놀란 일이 있었습니다. 통기타를 배워서 노래 봉사하러 다니는 영상을 보낸 겁니다. 일흔 나이에도 기타를 배울 수 있고, 그게 인생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죠. 그러고 보니 코로나 시국이라 어머니는 그런 재미를 잃어 버리셨네요. 물론 전 아직 잘 치지 못합니다. 그저 킥킥 웃으면서 띵땡똥가 하고 있을 뿐이죠. 그것만으로도 매우 재미있습니다. 자기 전에 불을 끄고 아이패드 불빛에 의지해서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곡 연습을 할 때는 지판에 들어오는 불빛이 꽤 쓸 만 합니다. 오늘 같이 추운 날 어딘가에 따뜻한 모닥불을 피워 놓은 것 같은 따스하고 유쾌한 마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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