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잔소리 갈등이 너무 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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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과 동시에 24살의 나이에 이른 결혼을 했습니다.시어머니는 처음부터 큰며느리인 저에게 며느리도리를 많이 요구했습니다.

예를들면,결혼했으니 시댁식구들 불러서 집들이를 해라.막내 도련님 생일에 불러서 식당에서라도 밥을 사줘라. 큰도련님이 결혼했는데 동서랑 불러서 밥 먹여라.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처음엔 저도 큰 불만없이 어머님이 하라는대로 했습니다.
결혼하자마자 닥친 집들이는 친정엄마 도움으로 20여명이 넘는 시댁식구와 친척들까지 치렀구요. 막내 도련님 생일엔 옷도 선물하고 밖에서 식사도 했구요. 큰도련님이랑 동서를 집으로 초대해서 밥도 먹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님은 항상 제게 불만이었어요. 시키지 않아도 제가 먼저 알아서 해야 하는데 말을 꺼내야 그때서야 하는 게 맘에 안들어 보였습니다. 항상 전화기 너머로 느껴지는 어머님 생각은 ' 내가 말 안하고 두고 보려고 했는데 참다가 말한다'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결혼 후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전화를 드렸습니다. 저는 살가운 성격도 아니고 친정엔 그보다 더 전화를 안하는데도 시댁엔 나름 노력하는 거였는데 시어머니는 전화를 받으면 항상 전화를 자주 하지 않는다며 불만섞인 목소리를 냈습니다. 저는 점점 전화도 하기 싫어지어져서 전화하는 주기도 길어지게 되었구요.

결혼 2년차때 시어머니가 서울에 올 일이 있다며 저희 집에 오셨길래 밥상을 차렸었습니다. 그 전에도 몇 번 오신터라 저는 하던대로 시어머니한테 "식사하세요" 하니 "어디 며느리가 차려주는 생일상 받아보자" 하는겁니다. 저는 속으로 당황했습니다. 그 즈음이 시어머니 생신이긴 했는데 시어머니가 볼일이 있다는 핑계로 생일상을 받으러 우리집에 오신 줄 모르고 미역국같은 걸 준비하지 않았거든요.시어머니도 상을 보더니 실망한 눈치였는데 어색하게 서로 아무말없이 넘어갔습니다.

그 후로도 생일상을 원하는 건 알았지만 음식도 자신없고 시어머니와도 불편해져 가던터라 생신상을 차리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선물 사들고 시댁에 매번 가서 식사는 했고 며느리가 저만 있는 것도 아닌데 큰며느리라는 이유로 저한테만 생일상을 요구하는 것도 싫었거든요.

결혼 후 7~8년쯤 되었을 때 제가 직장을 관두고 둘째가 돌이 좀 안되었을 때입니다.
오후 6시반쯤 남편한테 전화가 왔는데 내일 아침 10시반까지 시부모님과 시동생내외가 우리집으로 오기로 했으니 시어머니 생신상을 차리라는 겁니다.
이미 시어머니가 시동생들한테 연락을 해놨다구요.
어이가 없었습니다. 일방적인 통보에 화가 나서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는데 그 다음날 10시반이 되니 시댁식구들이 왔더군요. 결국 그 날은 외식으로 떼웠습니다.
시어머니 입장에서야 제가 얼마나 미웠겠습니까. 시어머니 속내는.. 직장다닌다고 봐주고 둘째 임신했다고 봐줬는데 이제 애도 낳고 집에서 쉬니까 생일상 차리라는건데 지가 먼저 차리지는 못할망정 얘기까지 했는데 안차려?... 이거였습니다. 

이외에도 저희 시어머니가 하시는 말을 예를 들어 보자면,
상견례날 저희집에 들렀는데 2층에 같이 올라가 보자고 하시길래 갔더니 창밖으로 동네를 훑어보며 "무슨 놈의 동네가 마당이 제대로 있는 집이 하나도 없냐?" 이러는 겁니다.저런식의 무시하는 말투 어이가 없더군요.


또,30평 아파트를 사서 이사간 날 저희집에 와서 "2년 있다가 돈 모아서 더 큰 집으로 이사가라" 그러시길래 제가 웃으면서 "대출이 얼만데 2년있다 이사를 가요~" 그러자 "그러면 너네 부자 아버지한테 가서 좀 도와달라고 그래라!" 이럽니다. 이미 결혼할때부터 제가 돈을 더 부담했고 그 후에도 저희집에만 도움을 받았는데 저런식으로 말을 하니 저도 화가 나서 입을 닫게 되고 그런 일의 반복으로 갈등은 커져갔습니다. 

시어머니 전화에 점점 퉁명스럽게 또는 단답형대답 등으로 응대하다가 12~3년차쯤 되었을때 시어머니 전화에 울면서 얘기했습니다.어머니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고 못 살겠다구요.
그때를 기점으로 저도 맘을 달리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은 시어머니말을 곱씹으며 스트레스 받았는데 이러다 화병으로 죽을 거 같으니 연락도 먼저는 안하고 시어머니 생각이 나면 잊도록 노력하기로요. 

그런데 쉽지는 않더군요. 명절이든 언제든 얼굴 마주볼땐 안그런척 하면서 친척들한테 저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어놔서 보다 못한 친척들이 저를 훈계하러 전화를 걸지 않나... 친척들이 슬쩍슬쩍 시어머니가 저를 욕한걸 전해주고요...

아무튼 시어머니덕에 얻은 화병을 혼자 치료해 보겠다고 노력해가던 중이었는데 3년전에 남편이 암진단을 받았습니다. 4기라는 말에 남편이 잘못될까봐 놀래서 잠도 못자고 심장이 너무 두근거려서 생활이 안되어서 신경정신과를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남편은 짧은 시간에 치료가 되었는데 저에게는 불안장애가 남아서 사소한 스트레스에도 약이 필요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저는 제 불안장애가 남편의 병으로 인해 생긴게 아니라 시어머니와의 갈등으로 인한 20년이 원인이라도 생각합니다. 이미 가슴 답답함,호흡불편등의 증상이 있었고 그땐 신경정신과를 가 볼 생각을 못해서 참아왔는데 그게 남편의 암진단으로 터져버린거라 생각하거든요.

오늘 남편의 49세 생일이었습니다. 저녁먹는데 시어머니가 전화해서 남편한테 내년 50세 생일에는 부르라고 하더군요. 그놈의 생일상타령 지긋지긋하네요. 사실 남편 40세 생일때 저한테 전화해서 "**이가 마흔살이 됐으니 이제부터 생일상을 차려라.생일상 얻어먹으러 올라가보자" 이러시길래 남편하고 싸우고 상은 안차리기로 하고 넘어갔는데 이제 포기한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나봅니다. 정말 끝이 없나 봅니다. 이제 불안장애로 약해진 멘탈덕에 저런 사소한 것도 못 털어버리는 저도 안쓰럽네요.

저는 어떻게하면 더이상 스트레스 받지 않고 살 수 있을까요? 남편이 인터넷에 올려도 좋다고 해서 여초에 올리는 것보다 남자분들 많은 불펜에 올립니다. 조언해주시면 같이 보겠습니다. 저나 남편이나 시어머니나 인신공격은 말아 주세요. 말씀드렸다시피 멘탈이 너덜너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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