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3등은 안되느니만 못하다
- 생각
- 2017. 9. 18.
불과 5년 전에 아빠 심부름으로 5등 당첨된 종이를 가지고 자동 5천원으로 바꾼 적이 있다. 그 종이가 바로 하루 뒤에 3등이 되면서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처음에는 번호 하나가 없으니까 2등인줄 알고 서울에 연고도 없어서 고시원 생활 청산하고 전셋집 하나 마련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순식간에 스쳐나갔다. 하지만 동생이 보너스 번호가 맞아야 2등이라고 해서 3등에 머물렀다. 그래도 그때는 좋았다. 대학 등록금도 낼 시기였기에. 아르바이트 할 필요가 없을 정도는 아니지만 한 달은 안해도 되니까.
그런데 로또 3등이 되면서부터 문제가 생겼다. 매주 로또를 사는 것이다. 1등을 바라면서. '로또 1등 되면 드럼 배우고 음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래학원도 다녀야지, 그리고 친구들에게 돈 쓰는거 정말 아낀다고 자린고비 소리 듣지 말아야지' 하는 그런 생각과 또 '미국에 가서 자유의 여신상도 보고 파리의 세느강에서 에펠탑 불빛쇼도 보고 로마에 가서 콜로세움을 보러 유럽 자유여행도 돈 걱정없이 가야지!' 하면서 자신감에 찬 나를 그리며 매주 로또를 샀다. 이 기대감 때문에 아무것도 못해버렸다. 물론 영어공부는 꾸준히 하고 있고 준비하던 시험도 잘 진행되었지만 로또 3등의 족쇄에 걸리고 나서부터는 매일매일 앞서 말한 공상하기에 바쁘다.
로또 1등 물론 나는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렇지만 거기에 너무 빠져서 하루종일 그런 생각에 잠겨있는 내 모습을 볼때면 빨리 1등 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또 현실로 돌아오면 자괴감에 빠지는 나를 보면서 이 순환고리를 어떻게 깨어나갈까 싶다. 돈보다 중요한 것이 내 마음가짐인데 로또에 사로잡힌 이내 마음을 구원해줄 어떤 것이 필요하다.
지금은 그래도 좀 덜 공상하는 것 같은데 앞으로도 계속 나를 발전시켜나가는 자기계발을 하든지 해서 쓸데없고 앞으로 일어나지도 않을 공상과의 데이트를 끝내도록 해야겠다. 물론 매주 로또 살 때마다 여행 다니는 내 모습을 상상 안할 수야 없지만 그래도 이제는 내공을 쌓을때다. 그럼으로써 내 자신을 좀 더 발전시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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