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엘츠후기 IELTS 시험 난이도 공부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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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all 8.0

Listening: 8.0

Reading: 8.5

Writing: 7.5

Speaking: 7.0

시험 준비 전의 제 영어실력은... 고등학교때 수능/모의고사는 2등급 밑으로 내려간 적은 없었던 것 같고, 한학부와 석사. 영미권 체류 경험은 평생 다 합쳐서 100일 미만(중학교때 호주 1달, 대학때 2달-미국에서 계절학기) 근데 공부는 꾸준히 한 셈이었죠. 6차교육과정 세대라 제대로 영어 공부를 시작한건 중학교때부터입니다. 하와유 아임파인땡큐앤유 를 교과서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영어 점수용 공부를 제대로 한 적은 딱히 없었습니다. 본 적은 있었으나 그러다 말았죠. 정말 더럽게 재미없더군요.

1. 아이엘츠를 선택한 배경

저는 공부를 더 하기 위해 유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원 자격중에 어학 성적이 필요했고 이를 충족시켜야 했습니다. 제가 목표로 하는 학교의 학과에서 요구하는 어학 성적은 다음과 같았습니다(어문계열 대학원).

토플: 110점 이상 AND 각 영역 25점 이상

아이엘츠: overall 7.5 이상 AND 각 영역 7.0 이상

토플은 예전에 본 적이 있었습니다. ibt를요. 근데 전 그 환경이 싫었어요. 응시자가 많고, 줄 서서 들어가고, 각자 다른 타이밍에 시험을 시작하고, 어수선하고, 누군가 리스닝 할 때 옆에선 스피킹하고 있고....제가 예민한 것도 있겠지만 옆에서 막 말하고 있으니 문제가 풀리질 않는 기분이었습니다. 마이크에 대고 무의미한 스피킹을 녹음하는 것 역시도 영... 난 말을 하려 하는데 옆에서는 외워 온 template에 맞춘 대답을 기계처럼 하는 것도 영...무엇보다 당시에 96점 정도?를 받았던지라 그걸 10점 넘게 끌어올릴 자신이 없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엘츠는 일단 스피킹이 사람과 면대면 대화를 하는 것이란 점도 마음에 들었고요.

2. 공부 과정

처음에 이 시험에 대해 아는바가 없어 동네 작은 학원을 가보았습니다. 해커스 등의 큰 학원을 가지 않은 것은 일단 대규모 수업이 싫었고, 대부분의 그런 학원에서 보통 목표하는 점수는 6-6.5정도인 것 같더라고요. 해서 제 목표와 맞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동네 학원에서 4회 수업을 받았고, 4영역 전체를 커버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영문학 박사과정 미국에서 하다가 졸업 안? 못? 하고 돌아오신 분이었어요.

리딩 리스닝은 케임브리지에서 나온 문제집 복사해주고 풀면 채점해주고 오답 어디있는지 같이 찾는 정도의 수준(제겐 큰 도움은 안 되더군요. 혼자 책 사서 풀어도 되는...) 롸이팅은 이렇게 하면 된다~ 하는 가이드라인을 주고 그거 참고해서 써가면 피드백 주는 그런 수업, 스피킹은 선생님 질문에 면전에서 대답하고 그거 기반으로 선생님이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이런 부분은 이런식으로~ 피드백 주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근데 결과적으로 나중에 보니 거기서 알려준 스피킹/롸이팅 팁들이 그닥 옳지 못했어요. 선생님 전문성도 별로 없었고. 그래서 큰 도움은 되지 않았습니다. 그저 교재 값 아끼고 문제 많이 풀어본 정도...? 나중에 더 공부하며 제대로 알게 된 부분들은 각 영역에 대해 이야기하며 후술하겠습니다.

여튼 그리고 나서 첫 시험을 보았는데, 리딩 리스닝은 8.5점이 나왔고, 스피킹 롸이팅이 6.5가 나왔습니다. ovearll 7.5는 성공, 그러나 each 7.0을 못 맞췄죠.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혼자 독학 좀 더 해보다가 시험을 수 차례 더 봤으나 비슷한 결과만 나오더군요. 롸이팅이 7이 나오면 스피킹이 6.5.. 다음 시험에는 그 반대로... 그래서 진짜 어디가서 좀 배워야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유튜브에서 Britcent라는 채널을 알게 되고 거기 현지인 선생님들이 아이엘츠 시험 팁같은 영상을 찍어둔 걸 보게 됩니다. 그래서 그 곳에 연락을 해 스피킹/롸이팅 화상 수업을 등록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배정 된 영국에 있는 현지인 선생님과 수업을 진행했고, 열심히 잘 배우고 목표점수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Writing은 메일로 문제를 받고, 이에 대해 제가 답안을 적어 메일로 보내면 답장으로 피드백이 고득점 model essay와 함께 옵니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연습할 수 있는 exercise 파일도 보내줍니다. 그럼 그것들 살펴보고, 해보고 또 다음 주제에 대해 답을 써보고 하는 방식. speaking은 화상으로 만나서(zoom이라는 프로그램을 쓰더군요) 대화를 실제로 하면서 내가 범하는 실수나 오류를 고쳐주고, 이런식으로 말 할 수 있었겠다는 이야기도 하고, 같이 브레인스토밍도 하고 그렇습니다.

3. 영역별 팁(Reading)

저는 Reading이 가장 수월했습니다. 논문을 읽고 쓰며 영어 공부가 자연스레 오래 된 터라 독해 지문의 어휘 수준이 그~렇게 높다고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물론 모든 단어 및 표현을 다 알았다는 건 절대 아니지만 일단 의미 파악에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제 경우가 아니라면 고급 어휘 및 표현, 그리고 문법 공부도 필요 할 겁니다. 그러나 그런 실력을 차치하고 팁을 몇 가지 드리자면..

(1) 아이엘츠 리딩 문제의 정답은 지문 내에 '반드시' 존재한다.

토플 리딩과의 가장 큰 차이가 이것입니다. 토플엔 inference 문제가 있고, 대부분 어려워하고 그런만큼 오답률이 높습니다. 주어진 지문의 의미와 뉘앙스 및 문맥을 정확히 이해해야 올바른 추론을 통해 정답을 골라낼 수 있기 때문이죠. 근데 아이엘츠 리딩은 그렇지 않습니다. 지문 내에 존재하는 정보를 찾아내어 정답으로 기입하면 됩니다. 이렇게 말 하면 토플 리딩보다 쉬운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견 그렇고, 일견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엘츠 리딩의 포인트는 ‘지문에 있는 정보를 찾아서 응답하면 된다’ 이기도 하지만 '지문에 없는 이야기를 내가 상상해서 응답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저는 이 습관을 고치는 게 좀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런 얘기를 했으니 이것도 맞는 것 같은데...? 이런식의 유추로 표기한 답이 오답인 경우가 많았거든요. 해석을 다 했는데 이렇게 틀려버리면 되게 억울합니다.

그러니 꼭 내 답을 체크할 때 이 답은 이 지문의 '요 문장' 혹은 '이 표현'에서 답임을 확인하여 선택했다고 확신을 갖고 표기하는게 좋습니다. 실제로 그 답과 선택 과정이 옳든 옳지 못 했든 이 습관을 들여놓는 편이 나중에 영어 실력이 늘었을 때에도 미처 고를 지 모를 오답의 확률를 낮추어 줍니다. 컴퓨터로 시험을 보면 지문에 하이라이트를 하는 방식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좋습니다.

(2) 아이엘츠 리딩 문제는 지문 진행 순서와 90%이상 일치한다.

아이엘츠 리딩은 총 3개의 지문을 풀게 됩니다. 총 시간은 60분. 한 지문에 20분을 할애해야 합니다. 문제를 먼저 읽고, 그 문제의 정답에 해당하는 부분을 리딩 지문에서 찾아 응답하는 방식은 문제 푸는 시간을 상당히 줄여줍니다. 그런데 모든 문제가 그런것은 아닙니다. 문제 유형 중, '주어진 문장에 대한 정보가 본문 어느 문단에 있나요?' 와 같은 문제들은 순서에 맞지 않기 때문에 이 방식으로 풀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많은 수의 문제는 지문 전개 순서와 같이 흘러갑니다. 한 문제를 읽고, 지문을 읽다가 그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그 문제에 응답하고, 다음 문제를 읽고 다시 지문을 읽어 나가는 방식의 문제풀이는 실제로 유용합니다.

문제를 많이 풀어보면, 이 문제가 순서대로 읽어나가서 풀어도 될 문제인지 아닌지를 문제 유형만 보고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이 판단을 하고 문제 유형을 유념한 채 지문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3) 컴퓨터 방식의 리딩 인터페이스가 굉장히 편리하다

아이엘츠는 종이시험과 컴퓨터시험이 있습니다(스피킹은 둘 모두 사람과 합니다). 저는 컴퓨터로만 보았습니다. 그래서 비교는 아닙니다. 근데 아이엘츠 본 제 주변 대부분의 분들이 이 방식을 좋아하는 것 같더군요.

리딩 지문에 하이라이트를 하고 지우고하는 방식도 편하고(드래그 및 우클릭), 내가 다시 돌아와 리뷰해봐야겠다 하는 문항에 체크를 해놓아(좌하단 review 버튼) 내가 몇개의 문제를 리뷰해야했더라..를 확인(화면 하단에 내가 마킹 한 문제, 안 한 문제, 리뷰체크해둔문제가 표시됩니다)하기도 쉽고, 답안을 기입하고 수정하는 방식도 클릭/드래그앤드롭 방식으로 굉장히 편합니다. 스크린으로 텍스트를 보는게 종이로 보는 것 보다 현저히 어색하신 분들만 아니라면 컴퓨터 응시가 도움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4) 지문의 분야는 굉장히 다양하다

지문의 분야가 말그대로 굉장히 다양합니다. 학문 분야, 실용적인 이야기, 역사적 사건에 대해 나오는 경우 등등... 근데 대단한 전문적 지식을 요구하는 지문들은 아닙니다. 그냥 잘 읽어내리고 정보를 추려서 답과 매칭시킬 수 있는 능력을 보는지 이기 때문에 해당 전공이나 분야의 어휘를 익히려고 애쓰기보다는 보편적인 영어 실력을 늘릴 수 있는 어휘집을 골라 공략하는것이 오히려 도움이 될 것입니다. 유난히 낯선 어휘는 하단에 *해서 설명해주는 경우도 있고요. 저는 리딩 지문들은 시험 볼 때마다 읽으면서 오호.. 이런 일이.. 이런게 이런거였구나.. 하면서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4. 영역별 팁(Listening)

아이엘츠 리스닝에는 다양한 액센트를 가진 speaker들이 등장합니다. 영국식 미국식 뿐 아니라 뉴질랜드나 호주 발음도 등장해요. 낯설 수 있으니 충분히 연습이 필요합니다. 리스닝은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있습니다. 파트1은 전화상으로 무언가를 문의하거나 예약하거나 하는 상황, 파트2/3은 대학에서 프로젝트를 하거나 교수와 상담하거나 하는 상황, 파트4는 일종의 강의 입니다.

(1) 어느 부분에 대답이 나올지를 예측하는것이 유용하다

파트1과 파트4가 흔히 그런데, 빈칸 채우기가 많이 나옵니다. 숫자도 나오고 이름이나 지명 스펠링 받아적는것도 나오니까 반드시 연습을 해두는게 좋습니다. 특히 r 발음을 ‘아~’ 처럼 해버리는 영국식 발음에 미리 익숙해두지 않으면 스펠링 불러줄 때 어어?하다가 놓칠 수 있습니다. 숫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숫자를 하나씩 부르기도 하고 단위가 큰 숫자를 불러주기도 하니까 연습을 반드시 해야합니다. 그리고 어느 타이밍에 얘가 이 빈 칸의 정보를 말할지를 미리 알 수 있도록 연습을 해야합니다. 또한 오답을 먼저 말 하고, 아아 아니다 하며 수정하는 경우도 나오니 정신을 놓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모든 문제가 순서대로 진행되니까 차근차근 풀어나가면 됩니다.

(2) 파트2와 파트3은 문제와 지문 및 보기 길이가 좀 긴 편이 있을 수 있으니 미리 꼼꼼히 읽어두자

안내가 나오는 시간에 뒤로 넘겨 문제 유형도 미리 파악해둘 수 있고 지문도 볼 수 있습니다. 미리 읽어둘 시간은 충분하니 숙지한채로 지문을 듣는 편이 유리합니다. 매칭 문제도 굉장히 흔하게 나오는데, 운에 따라 매칭 해야 할 각 항목이 긴 경우가 있습니다. 미리미리 숙지하지 않으면 꼭 실수가 나오고 놓칩니다. 근데 그렇다고 너무 읽으면서 들으면 들리던 것도 꼬여서 안들리곤 하니그 밸런스를 잘 잡는게 중요합니다. 역시 많이 풀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3) 공부할 때 너무 스크립트 보며 꼼꼼히 공부하려 들지 마라

막 빈칸 뚫어놓고 딕테이션하고 해당 부분 반복해서 엄청 듣고... 물론 발음에 익숙치 않아 반복해 들으며 연어나 연결되는 발음들에 익숙해지는건 좋습니다만 결국 듣기는 내용을 얼마나 정확히 파악하는지의 문제입니다. 오히려 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전체 흐름을 듣고 나면 여러 문제가 슥슥 풀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 큰 틀에서 전체적인 내용의 흐름을 잡았고, 디테일을 놓친게 없다 판단되면 단어 하나 하나를 다 이해하거나 쪼개서 인식하지 못했다 해더라도 답을 고르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모든 단어를 하나하나 다 듣고 받아적는 시험이 아닙니다.

(4) 리딩과 달리 지문이 큰 틀에서 동일하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파트 1은 전화통화로 예약을 잡는 등의 상황, 파트 2와 3은 대학교 상황에서의 연구문제에 대한 토론, 파트4는 강의내용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풀다보면 내가 좀 잘 하는 파트가 있고 약한 파트가 있습니다. 저는 화자가 여럿 등장하고, 문항 중 2개 고르시오가 자주 나오는 파트 2와 3이 상대적으로 어려웠습니다. 파트4는 의외로 쉬웠고, 파트1은 가끔 너무 쉽다고 방심해서 들어야 하는 부분을 놓치는 실수가 나오더군요. 본인 스타일을 파악하고 중점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파트를 집중해서 공부함이 좋습니다.

5. 영역별 팁(Writing)

아이엘츠 롸이팅은 두 개의 task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task1은 도표(pie chart, bar chart, line graph, table)나 그림(maps, illustrations)등을 보고 이에 대해 내가 분석을 하는 것, task2는 흔히 essay question이라고 하는 것. 시험 안내에서 task 1은 150단어 이상, task2는 250단어 이상 쓰라고 합니다. 배점도 2가 더 높습니다. 그래서 20분/40분 시간 배당을 해 쓰라고 합니다.

(1) 근데 저 단어수보다 훨씬 더 길게 써라

저는 보통 task1은 230-270자 정도, 파트2는 350-400자 정도 썼습니다. 한국 학원에서는 minimum만 채우면 된다고 했지만 영국 선생님은 반드시 더 쓰라고 했습니다. 주어진 글자수만 채워서는 필요한 내용을 다 cover할 수 없다고 하셨고, 저도 준비를 하다보니 그 말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쓸데없는 중언부언으로 양만 채우는건 오히려 점수를 잃습니다.

(2) 어휘나 표현을 고급스레 만들 생각만큼 에세이 내용에 신경을 써라. 오류도 줄이고.

물론 표현력도 중요합니다. 근데 6-6.5 정도 받을 실력의 사람이 7을 넘기기 위해서는 더 어려운 어휘나 표현을 쓰겠다고 고민하기보다는 내용을 충실하게 하는게 더 좋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이를 자연스럽게 연결해 배치하고, 나중에 쭉 살피며 쓸데없는 문법적 오류를 자체수정함이 마지막 0.5점을 올리는 데에 더 결정적으로 작용합니다. 저는 이 부분을 깨닫고 7.5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3) 어휘나 표현력의 수준을 채우기 위해서는 몇 몇 포인트가 되는 표현들을 외워두면 좋다

제 습관인데 저는 답안에 Albeit~ 과 Given~을 꼭 1회 씩 씁니다. 접속부사어(Furthermore, in addition, subsequently, however, in contrast) 등등도 쓸 수 있는 자리에 적절하게 써주는게 굉장히 좋습니다. 비슷한 의미의 단어를 바꾸어 써야 할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그땐 wordsandphrases 툴( https://www.wordandphrase.info/frequencyList.asp )이 큰 도움이 됩니다. 단어 공부할 때 좋은 웹페이지입니다.

(4) 템플릿을 만들어 외울 생각은 신중하게 해야한다

템플릿. 에세이에 뼈대를 미리 만들어놓고 외우는거죠. 유용할 수 있으나 저는 사실 좋아하지 않습니다. 일단 아이엘츠 롸이팅의 주제가 다양합니다. 동의하냐 아니냐, 장단점이 뭐냐, 원인과 해결책은 뭐냐, 혹은 각 유형이 섞이기도 하고... 템플릿을 만들 생각이면 기출 topic을 죄다 살펴보고 각각의 topic 용으로 여러 버전을 만들어놓아야 합니다. 한두개로 모든걸 커버할 수 있을거란 기대는 버리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제한된 시간 내에 낯선 주제에 대해서 낯선 언어로 글을 쓰는데 그걸 심지어 내가 외워 온 틀에 끼워넣어 자연스럽고 좋은 글을 쓰게 되는건 정말이지 쉽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틀에 끼워넣으려는 생각에 글이 논지를 벗어나는 경우가 반드시 생깁니다. 틀에 준비해놓은 주제문이나 예문이 딱딱 생각나는 topic이면 덜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주제는 머리 굴려서 생각해내야 하고 단어 떠올리고 표현 만들어서 끼워넣고... 저는 오히려 영어 실력을 자연스럽게 키우고 다양한 브레인스토밍을 해서 그때그때 글을 쓸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5) 채점 criteria를 읽어보고 이를 숙지하라

어느 포인트에서 점수를 벌 수 있는지, 어느 포인트에서 점수를 잃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채점 기준은 4가지가 있습니다. task response, coherence, lexcial resources, grammar. 네 영역의 배점은 동일하고 각 영역의 평균 점수가 최종 점수가 됩니다. 특히 저는 task response, 즉 문제에서 요구하는 바를 정확히 짚어서 대답 했는지 여부를 더 신경써서 마지막에 점수를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많은 경우 영작 자체에 신경을 쓰다보면, 그리고 제한 된 시간 내에 아이디어를 짜내어 내용을 구성하고 막 쓰다보면 내용이 엇나갈 경우가 많습니다. 주어진 타픽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숙지하고 구성 및 작성 해야합니다.

(6) 꼭 잘 가르치는 원어민한테 배워봐라

저도 영어를 뭐.. 한국에서 못 한다 소리 들을 정도로 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원어민은 원어민이더군요. 그것도 제대로 교육받은 원어민이 주는 팁과 피드백은 제가 그간 공부하면서 받아보지 못했던 내용이 많았습니다. 새로 알게된 부분도 많았고요.

(7) 영어 타이핑 연습을 꼭! 꼭! 해라

저는 영타 속도가 괜찮게 나오는 편입니다. 근데 롸이팅을 컴퓨터로 응시하는 경우는 좀 조심할 부분이 있었습니다.

바로 오탈자입니다. 맨날 에세이 쓰고 논문쓰고 하는건 워드에서 하니까 오탈자 자동 수정도 되고 이상한 부분에 자동으로 줄도 쳐지고 하는게 익숙한데 이 시험 인터페이스는 글자수 카운트만 해주고 복/붙이 가능한 메모장 하위호환입니다. 그래서 오탈자 수정이 안 됩니다. 다 써놓고, 다 살펴보고 오타 없다 싶어서 워드에 옮겨붙여보면 죽죽 생기는 줄들... 이런 인식하지 못하는 안 보이는 오타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타이핑 연습을 해야합니다. 오탈자는 감점의 요인이 되니 꼭 꼭 챙깁시다. 정말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연습할 때 메모장에 에세이를 타이핑했습니다. 그리고 살펴보면서 몇몇 단어들(주로 function words)의 오타를 놓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습니다. their이 thier 이런식으로 입력된건 나중에 고칠 때 정말 잘 안 보입디다...(저 위에 overall을 ovearll이라고 써둔게 하나 있습니다. 읽으면서 발견 하셨었나요?ㅎㅎ) 그래도 저는 종이에 쓰는 것 보다는 컴퓨터 타이핑으로 시험보는게 좋습니다. 악필이기도 하고(종이에 쓰는 롸이팅 채점 기준에는 읽기 힘듦 여부도 있다고 합니다), 수정도 힘들고...

6. 영역별 팁(Speaking)

아이엘츠 스피킹은 3가지 파트로 이루어져있습니다. 파트1에서는 개인적인 질문을 묻습니다(네가 사는 동네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너는 공부하니? 일하니?). 파트2는 주어진 주제에 대해 1분간 준비하고 2분간 말하는 것, 그리고 파트3은 파트2에서 대답 한 이야기들을 기반으로 더 general 한 주제에 대한 follow-up question을 받습니다.

(1) 발음은 중요하다.

한국에서 영어에 대해 이야기 할 때 항상 이슈가 되는 부분이 발음입니다. 실제 의사소통에서도 그렇지만, 발음은 중요합니다. 네이티브처럼 할 필요는 없으나 상대에게 충분히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함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단어나 철자 하나하나의 발음 뿐 아니라 단어 내의 강세, 문장에서의 인토네이션 등을 늘 신경쓰고 익힐 수 있어야 합니다. 발음에 대해 올바로 인식함은 스피킹 뿐 아니라 리스닝에서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발음은 중요합니다. 파트1 시작할 때 몇 문장만 들어봐도 시험관은 아 얘가 대충 이정도 점수대겠구나~ 하는 판단을 합니다. 그 첫 인상을 만드는 것이 발음입니다.

(2) 답안을 외워 준비하려 하진 마라.

자연스러움이 떨어집니다. 이는 바로 점수가 깎이는 포인트가 되고, 무엇보다 아이엘츠 스피킹 주제는 생각보다 많아서 다 준비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파트1 을 대비 해 몇 가지 기본 정보는 미리 준비할 수 있습니다. 가령 ‘네가 사는 동네에 대해 말해보자’ 라든가 ‘너는 공부하니 일하니?’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은 미리 준비해놓으면 첫인상을 잘 줄 수 있을 것입니다.

(3) 못 알아들으면 되물어라

공손하게 다시 말해달라, 혹은 다른 말로 알려달라, 그 단어의 의미를 알려달라 라고 묻는것은 감점 요인이 아닙니다. 물론 매번 물으면 좀 그렇겠지만... 전 파트3에서 질문이 너무 길어서 앞부분을 되묻기도 하고 다시 말해달라고 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시험관에 따라 엄청 목소리 깔고 빨리 말하는 사람도 있고, 응시자를 배려해서 말해주시는 분도 있고 그렇습니다. 발음도 천차만별이고요. 대체로 젊은 시험관들이 좀 nice하더군요. 할아버지 시험관 한 명은 정말 알아듣기 힘들었습니다.

(4) 기계적으로 말하지 마라

이건 어디까지나 speaking 능력을 테스트 하기 위한 영역입니다. 자연스러운 pause, 음~ 흠~, 아 이건 진짜 생각 안 해본 거긴 한데... 와 같은 얼버무림으로 시간 벌기 등등 자연스러운 수준이라면 감점 요인이 되지 않습니다. A가 부정적인 것 같냐 긍정적인 것 같냐 라고 물으면 꼭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연스럽게 자기 의견을 내세우면 됩니다.

(5) 문법적 오류를 줄여라

자연스러운 의사소통 상황에서 문법적 오류가 나오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만 이건 시험 setting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오류가 없는 편이 좋습니다. 저는 특히 countability와 관련된 오류가 은근히 많이 나와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글 쓸때는 안 할 실수도 나오니 자기 말을 듣고 녹음해서 스스로 들어보고 고치던가, 아니면 고쳐줄 누군가에게 말을 하며 피드백을 받는 편이 좋습니다. 말할 때는 문법 별로 안 중요하다고 믿는 분들이 종종 계신데,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도 한국어로 말 할 때 많은 문법을 틀리거나 어기며 말을 하지만 한국어에 나름 능통한 외국인이 가끔 틀리는 경우를 보면 낯설게 느껴지지 않나요? 그들이 말 할 때 자연스럽게 나오는 문법적 오류와 우리가 미숙해서 저지르는 문법적 오류는 그 궤가 같지 않아 굉장히 어색하고 틀리게 느껴질 공산이 큽니다.

(6) 주제 리스트를 구해서 브레인스토밍을 해라

답안을 다 외우기는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상당히 많은 아이디어를 미리 생각 해 보는것은 반드시 도움이 됩니다. 정말 난처한 '한국어로도 할 말 없겠다' 싶은 주제들은 특히나 미리 생각 해보지 않으면 현장에서 낭패가... 저는 이런 주제 걸려서 스피킹에서 한 번 5.5가 나온적도 있었습니다. 특히 파트 2가 그렇습니다. 파트 2 주제 리스트는 반드시 한 번 훑어보세요.

7. 시험장 추천

저는 앞서 말한 것 처럼 컴퓨터로 응시를 했습니다. 그리고 시험장은 한 군데에서만 여러번 봤습니다. 강남 idp센터인데, 강남 교보타워 뒤에 있습니다. 규모가 크진 않습니다만 여러 장점이 있었습니다. 먼저 응시자 수가 그닥 많지 않아 덜 붐빕니다. 그리고 토플과 달리 한 번에 시작하고 한 번에 끝나니까 시험 보는 내내 굉장히 조용하고 집중이 잘 됩니다. 건물 전체 화장실도 깨끗하고, 1층에 있는 타짜도르 카페의 커피가 맛있습니다. 로마 판테온 옆에 있는 카페의 분점인데, 그 만큼의 감동은 아녀도 한국에서 마실 수 있는 에스프레소 중엔 제 입에 잘 맞더군요. 와이파이도 빠릅니다. 저는 주로 오전 11시 스피킹 시험을 보고, 점심 먹고 커피한잔 하면서 공부하다가 1시에 다시 와서 1시반부터 시험을 보았습니다. 돈까스를 좋아하는데, 바로 앞에 사보텐도 있고 길 건너 조금 가면 '정돈'이란 돈까스 집이 있습니다. 11시반 오픈이라 11시 스피킹 시험을 보고 가면 딱 맞더군요. 그래서 저는 스피킹-돈까스-타짜도르-오후시험 루틴을 즐겼습니다.

컴퓨터로 시험을 보는 것은 1회에 27.3만원입니다. 비싼 만큼 장점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시험 응시할 수 있는 날짜가 많습니다. 거의 매일? 열리는 것 같아요. 돈과 시간만 있다면 매일 볼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험 결과도 빨리 나옵니다. 빠르면 4일, 늦으면 7일후에 문자로 성적 확인 링크가 오고, 그 웹페이지에서 성적 확인이 가능합니다.

8. 정리

제가 아이엘츠를 준비하며 느낀 게 몇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아이엘츠가 제가 그간 경험해 본 다른 시험들에 비해(토플, 토익, 텝스, GRE) 실제 영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시험이라는 점입니다. 특히 스피킹이 그랬습니다. 긴장 속에서 외국인과 특정 주제에 대해 말 하는 경험을 해보는 건 여러모로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둘째는 아이엘츠가 토플보다는 고득점이 조금은 수월하지 않나 하는 점입니다. 위에 언급한 것 처럼 시험장 환경이 저한테는 가장 컸고, 문제들도 좀 더 수월하게 다가온 부분이 있었습니다. 사실 이건 확언은 힘든게 제가 토플을 마지막으로 봤을 때 보다 아이엘츠를 준비할 때 영어실력이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기는 해야합니다.

셋째는 대규모 학원 수업의 부재입니다. 아이엘츠가 점점 토플의 영역에도 적용이 되고 있긴 하지만(미국 대학원도 아이엘츠 점수를 받아준다든지) 그래도 토플이 아직 대세라 학원이나 수업이 토플이 훨씬 많습니다. 만약 다양한 아이엘츠 수업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면 저는 원어민 선생님한테 배울 생각을 안 했을 것이고, 그랬다면 준비가 좀 더 힘들었거나 실제 영어 실력 향상과 점수 향상이 동시에 이뤄지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이 점을 다행으로 느낍니다.

9. 마무리하며

저는 고집쟁이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서 한국형 학원에 다니며 요령 및 템플릿 빨로 점수를 끌어올리는게 영 못마땅했습니다. '내가 영어를 제대로 잘 하면 저런거 몰라도 점수 잘 받을 수 있어' 라고 늘 생각을 했었지만 그렇게 영어실력이 빨리 늘지도 않았고 점수가 잘 나오지도 않았었습니다. 그래도 내 고집을 유지하며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서 오히려 뿌듯합니다. 템플릿 외워 받은 점수는 그거 잊으면 내려가게 마련이겠지만 몸으로 체득한 경험과 교훈은 그보다 오래가리라 믿습니다. 그러니 혹여 저와 같이 학원 암기식 공부법에 별로 좋은 인상을 갖고 있지 않으신 분이라면 지금 생각하시는 그 방향도 틀리진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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