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결혼이란 것은 무엇인가.
- 생각
- 2012. 11. 9.
(결혼의 위기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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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마다 인간을 형성하는 이미지가 있고, 그것에 의해서 인간에 대한 규범과 규칙이 만들어져서 한세기, 심지어 몇세기에 걸쳐서 인간의 관념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 관념이라는 것이 인간의 행태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면서 사회의 관습과 전통이 사라지지 않고 이어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남성과 여성에 대한 관념에 있어서 과거 19세기이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우연찮게도 동양뿐만 아니라 서양도 비슷한 남성상과 여성상이 존재했다. 예절바르고 고운 지고지순한 이미지를 여성에게 강요한 나머지 남자앞에서 음식을 먹어서도 안되거나 소리내어서 먹어도 안되는 것은 오늘날 상상하기도 어려울 정도의 차별아닌 차별이 존재했다. 왜 차별아닌 차별이 존재했다고 하냐면 그 당시에는 그것이 남성과 여성의 덕목이 서로에게 강요되는 면이 동등하게 있어왔기 때문이다. 남성은 반드시 여성앞에서 힘을 자랑해서는 안되고,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의무가 있었으므로 사회가 여성에게만 의무를 부과한 것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에게 주는 의무의 무게는 어떤 식으로나 동일하게 주어졌었다는 것이다.
본론1 : 결혼제도의 공고화된 원인
그러던 19세기의 엄격한 규범과 규칙의 사회에서 예전에도 있어왔던 의무로의 평등에 대한 불평등의 목소리가 커져가게 되었다. 이후 20세기가 접어들면서 급격한 이혼률의 증가가 생겨나게 되었다. 결혼제도는 19세기이전까지 굳건히 지켜왔던 역사적 산물이었던 것이 사회가급변하게 됨에 따라 새롭게 문제시 되는 것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현재 많은 선진국에서는 이혼문제가 자연시되고있다. 결혼제도가 위험에 처해있다는 것이다. 사실 결혼제도가 위험에 처해있다는 사실은 오늘내일의 문제가 아니다. 이전부터 존재하고 있었지만, 그 인식에 대한 전환이 상당한 이혼률의 상승을 불러온 것이다. 과거에는 사랑이란 것보다는 집안과 집안의 결합으로 인식해온 것이 결혼이었지만, 19세기에 들어서는 사랑이 결혼의 매개가 되면서 결혼이라는 것이 사랑이 없다면 지속될 수 없는 것으로 간주되게 되었다. 그러면서 사랑을 매개로 하는 부부의 사랑이 희미해지고 없어지게 되면 결혼은 결국 계속 이어질 수 없는 현실이 되어 버린 것이다. 또, 과거의 결혼으로 다시 돌아가보자면 과거의 결혼은 집안과 집안과의 약속이므로 상대방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정하는 대로 결혼이 행해졌고, 그리고 '머리카락이 파뿌리‘가 될 때까지 이어질 수 있는 하나의 다리가 되어준 것이 바로 ’집안‘이었다. 그리고 진정한 사랑은 두 번째 부인을 둠으로써 사랑과 결혼의 그들만의 이분법을 통하여 결혼과 사랑을 지속시킬 수 있게 되었다. 이토록 일부다처제를 통하여 결혼이라는 제도가 아이러니하게도 더욱더 공고하게 되는 관습으로 정착되었다.
그리고 결혼을 묶어줄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로 대가족체계속에서의 절대로 풀려날 수 없는 ’속박‘으로 인하여 더 이상의 나의 의사는 허용되지 않는 결혼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지금은 사랑으로 결속된 핵가족의 상황으로 더 이상 사랑하지 않으면 결혼생활을 하지 않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리고 핵가족의 체계로 수평적인 관계를 통한 의사의 전달이 확실해진 것이다. 반면, 대가족에서의 나는 내가 아니라 우리로서 인식되어졌기 때문에 부부간의 관계보다는 집안내의 상하의 관계가 우선시 되는 그런 체계속에서 이혼이라는 것은 흔한 일이 될 수 없었다. 하지만 현재는 더 이상 대가족체계를 선호하지 않는 세상으로 접어들었다. 좀 더 자본주의적이고 민주적인 사회로 접어들면서, 효율성에 대한 선호가 더욱 더 커졌기 때문이다. 그 직접적인 산물이 바로 핵가족이라는 것이고, 핵가족내에서의 결혼은 대가족체계에서의 결혼의 개념과는 상이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이혼이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혼률을 낮추기 위해서 다시 19세기로 돌아가서 일부다처제로 하라는 말인가 하면 또 그렇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무엇보다도 사회는 시대에 맞게 조정되어지고 다시 그 나름의 최선의 방식으로 유지되어갈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재 이혼률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도 어쩌면 더 나은 제도로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기 때문이다.
본론2: 현대사회에서 결혼에 대한 인식의 문제점
모든 살아있는 것은 사랑을 원한다. 오늘의 사회는 사랑과 낭만주의로 포장된 허영된 사회속에서 살고 있다. 신데렐라 이야기가 드라마로 몇십년째 재생산되고 있고, 결혼은 항상 재밌고 우아한 삶이다라는 것을 여러매체들은 우리에게 이야기해주고 또 그렇게 살아가야 행복하다고 믿는다. 하지만 각종 이런 '본데없는' 드라마와 영화들은 결혼에 골인하는 장면만 보여줄 뿐 진짜 결혼에 대한 생활은 전혀 보여주지 않은채 '그 이후는 알아서해라'고 무책임하게 떠맡겨 놓게 한다. 그럼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현실에 대한 비참함을 더욱 더 크게 만드는 역할밖에 하지는 못한다. 막상 결혼을 하게 되면 지금까지 품어왔던 ‘환상의 지식’이 허무하게도 사라지게 되면서 현재의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었다고, 새로운 사랑을 찾으려고 헤어지게 되는 이상한 사태로 빠지게 되는 것이다.
또 하나 결혼 위기의 주역은 여성이 겪는 인식의 갈등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매체들과 책들은 아직까지도 여성의 역할에 대해서 관념화시키고 그것을 고정하고 있다. 어린아이들의 소꿉놀이에서 여자아이는 집안일을 하고 음식을 차리는 엄마역을, 남자아이는 직장을 다녀오고 티비를 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듯이 그만큼 우리에게 처음 세상에 나왔을때부터 사회가 주는 인식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점점 여성에 대한 인권의식이 높아지게 되면서 여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직장여성으로의 삶을 당연시하게 되지만 집안일에서 만큼은 여성의 몫으로 남겨두면서 사회풍조와 인식의 차이에서 오는 그런 혼란스러움이 결국에 또 결혼을 위기로 모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 대가족인 체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여성에 대한 잘못된 의무부과와 현대사회에서의 여성에 대한 기대가 혼란스럽게 하고 결혼생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지 못하게 하는 상황이 되고 마는 것이다.
결론: 결혼에 대한 재정립의 필요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이 사회적인 상황을 극복해 나갈 것인가. 그렇다면 이 오랜시절 꽤 잘 버텨왔던 결혼이라는 제도를 어떻게 사회적인 관념과 같이 묶을 수 있을까. 그 수많은 해결책 중에 하나가 바로 만남과 그리움의 리듬 유지이다. 우리는 만남은 긍정적, 그리움은 부정적으로 보는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좋아하면 만나야 하고 계속 해서 봐야 사랑이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랑에도 리듬이 있고, 주기가 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는 말만 믿어서는 안될 것이, 우리가 사랑하는 이가 몇일만이라도 연락이 안된다면 우리는 그리움으로 사무쳐서 사랑에 대한 애틋함이 더 커질 것이라는 것을 경험해보지않았던가. 그리움이라는 것이 반드시 꼭 멀리 헤어져있거나 연락을 몇일동안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단지 내가 상대방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어디에 있거나 무엇을 하고 있던 간에 참고 기다려보자는 것이다. 그 동안 사랑이 지겨워지는 것은 만남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만남의 과도한 남용은 결국 사랑의 소모로 이어지게 된다. 상대방이 나를 만나기 전의 시간들,상대방속에 내가 없었던 모든 시간을 존경해야 한다. 그 존경의 하나가 바로 믿음이라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믿음은 결국 상대방이 자라왔던 모든 환경과 시간을 존경함으로써 상대방과 나와의 다름을 확실하게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나와 너의 관계를 하나의 관계가 아니라 둘 이상의 다름이 사랑이라는 것을 통해서 무언가를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해야 결혼이라는 사랑의 증거가 더욱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는 것이다. 멀어지는 연습, 낯설어지는 연습을 꾸준히 하지 않으면 그 상황과 관계에 익숙해져서 다시 새로운 사랑을 찾아서 또 다른 비극적인 결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사람의 수많큼 그 개성과 성격은 천차만별로 다르지만 사랑에 대한 접근법만큼은 세계 공통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같은 교본을 통해서 진행되어진다. 처음에 상대방을 보고 사랑을 느낄 때는 상대방이 나와 다른 사람으로 느껴졌기 때문에 그 느낌이 좀 더 생생하고 애틋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애틋함이 익숙함으로 변하게 되고 결국 사랑을 안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으로 변질되는 것이 사랑의 비극이다. 이러한 비극으로부터 가지 않기 위한 또 하나의 해결책은 서로간에 규칙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남녀구분이 있었던 일에 지금은 없다. 과거 가부장적인 시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해야할 의무와 상대방이 해야할 의무를 부과하여 서로에 대한 존경과 배려로 이어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의무라고 해서 또 반드시 어떤 제재나 강력한 무언가를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 앞서 말한것처럼 서로 존경과 믿음으로 상대에게 기대하는 바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오늘날 사회에 맞는 결혼을 다시 재정립하고 지속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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