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은 이상하게 기분이 별로 좋지가 않다.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기분?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언제부턴가 친구를 만나고 나면 괜히 기분이 가라앉아지기 시작한다. 나보다 잘난 친구들을 만나서 그런건가? 그 친구들과 나의 라이프 스타일은 완전히 다르고 추구하는 것도 다른데 왜 내 마음은 이렇게 가라앉을까? 잘난 친구를 만나서 그런 것은 아닌것 같다. 못난 친구 만나도 그러니까. 그러면 별로 안 친한건가? 별로 안 친하다고 하기에는 또 서로 잘 배려해주고 농담도 하면서 거리낌없이 대화를 이어가는데 이것도 내 기분에 영향을 끼치는 것 같지가 않다. 근데 글을 쓰면서 뭔지 알겠다. 서로간에 나눈 대화가 완전히 피상적이고 서로의 생각이나 가치관과 관련된 그런 심도깊은 대화가 없었다. 그래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