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일본의 투표 시스템
- 생활속으로
- 2012. 5. 21.
황당한 일본의 투표 시스템
일본은 투표용지에 후보자의 이름을 직접 써서 투표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에다가 후보자의 이름을 직접 써야 합니다.
아니, 21세기의 선거에 이런 전근대적인 방식을 사용한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일본은 아직도 이런 선거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한 것이지만… 이름을 잘못 적으면 ‘무효표’가 됩니다.
히라가나로 써도 문제는 없습니다. 그런데 한자로 쓰다가 한자가 틀리면…당연히 무효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여기서 “연예인 인기 투표”가 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이고 원초적인 문제가 발생합니다.
石原 眞太郞 이시하라 신타로라는 유명한 극우정치가는 1960년대부터 50년이 넘게 지겹도록 TV를 통해서 봤으니 틀리게 적는 사람은 없겠죠?
하지남 무명 정치인의 경우에는 한자나 히라가나를 정확히 아는 사람들이 극히 적습니다.
그리고 와타미의 와타나베 라는 유명 정치인의 경우는 출마 이후에도 TV에서 언제나 소개할 때 “와타미 회장 와타나베씨”라고 소개를 했는데요. 일본인 대다수가 이 사람의 이름이 “와타나베 미키”라는 사실을 모릅니다. 게다가 이름도 무지 어렵게 “渡邊美樹”라고 쓰죠. 뭐 히라가나로 써도 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사람의 성이 ‘와타나베’라는 건 일본국민이 모두 알지만 이름이 ‘미키’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매우 드물거든요.
그리고 더 대박인 것은,
이 투표용지에 기입할 때는 2B 연필을 사용합니다!!
네, 이런 연필로 후보자의 이름을 써서 냅니다. 물론 지우개는 안 준다고 하는군요...
바로 이런 겁니다!
워낙에 선거 운동 기간이 짧고, 이렇다할 정책 어필할 방법이 없는 일본이다보니… 결국 유권자가 투표하러 와서 누구 찍을지 잘 생각이 안 나면 ‘아는 이름’을 적는게 일본의 선거입니다.
이 때문에 일본의 국회의원 출마를 생각하는 각 정당의 당원들은 동네에 포스터를 붙여 놓을 때 반드시 히라가나로 자기 이름을 큼직하게 표기해놓습니다. 그게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일본의 정치 포스터가 이런식으로 되어 있는게 다 이유가 있는 겁니다.
당연히, 이 이름을 직접 써서 투표하는 방식을 바꾸고자 하는 시도가 수도 없이 존재했습니다.
하지만…도장을 찍는 방식으로 바꾸려고 하는 시도는 번번히 실패하게 되는데요. 이 도장으로 찍는 방식을 도입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걸작입니다.
“부정선거의 우려가 있다. 직접 이름을 쓰면 각자의 필적이 남기 때문에 부정선거를 할 수 없다.”
…..
민주주의의 기본이 되어야 하는 ‘비밀선거’는 어떻게 되고?
네, 눈치채셨겠지만….
일본의 선거는요!
직접 후보자의 이름을 써서 내기 때문에 당연히 하려고만 하면 필적조회를 할 수 있습니다!!
….충격이죠?
그나마 워낙 말이 많아서 개선된게 “이름을 조금 틀리게 써도, 그 이외에는 다른 사람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이름을 써냈을 경우에는 유효표로 인정한다.”입니다. 다시 말해 ‘실수로 한 두글자 잘못 쓰는 건 인정해주겠다”라는 것.
그 이외에도 일본 선거에는 여러 문제점이 존재합니다만, 대부분이 50년 동안 집권한 자민당이 정권유지를 위해 만들어낸 것들이라서 말이죠. 진짜 한심하게 되어 있죠…이런거에 비하면 한국은 선진국이에요...
정리하자면
투표용지에 후보자의 이름을 직접 적음.
2B연필을 주는데 지우개는 없음.
매우 엄격한 기준이라 이름을 잘못 적으면 무효표가 됨
그러다 보니 이름이 알려진 기존 정치인의 재선 확률이 높음
또 그러다보니 세습정치인이 많음
자민당의 경우 40~50%, 민주당의 경우 30~40% 가 세습.
즉 아버지의 선거구를 아들이 물려받아서 국회의원이 되는 일이 매우 많음.
거의 신분제 사회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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