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신작 미드 피치(PITCH) 재밌네요



언더독 주인공이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을 그리는 스포츠물은 지겨울 정도로 흔하죠. 하지만 그 언더독이 등장 자체로 전설적인 존재가 된다면 설정만으로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메이저리그에 최초로 등장한 여성 흑인 선수라면 이야기가 훨씬 풍성해질 수 있을 거고요.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은데요,
 미국 4대 스포츠 리그에서 활약할 수준의 재능이 있는 여성 선수라면 메이저 데뷔나 프로 계약 순간 정도가 아니라 아마추어 선수시절부터 이미 이슈의 중심에 있었을 텐데, 아직 시리즈 초반이어서인지 그런 점에서 배경의 묘사가 이해가 가지 않는 면이 있습니다. 구속이 남성에 비해 떨어지는 주인공이 그런 약점을 보완하기위해 택한 무기가 너클볼도 아닌 스크루볼인데다 그 와중에 그립은 체인지업인 점이나 주인공 지니 베이커 역을 맡은 Kylie Bunbury의 투구폼이 다소 어설픈 점 등 야구팬으로서 보기엔 더 자잘하게 아쉬운 부분도 있고요. 워낙 납작한 소악을 납작하지 않게 그리는 게 그리 쉽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만, 설정 자체로 입체감이 생겨버릴 수 밖에 없는 주인공과 그 주위 인물들에 비해 찌질한 남성 캐릭터들 묘사는 좀 빈약한 느낌입니다.
 무엇보다 아이디어 자체가 동어반복이 되기 쉬운 시리즈물로 끌고 가기보다는 장편영화에 더 어울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언더독이자 선구자인 주인공이 자기 자신을 포함한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내용은 언제나 보는 사람을 뭉클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를 둘러싼 사람들간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성차별과 여성혐오의 다양한 결과 함께 묘사되는 방식도 그럴듯하고요. 고스트버스터즈를 조금 불만족스럽게 보았을 때도 든 생각인데, 결과물이 어떻건 더 많이 만들어져야할 필요가 있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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